정답은 없다
오늘 5살난 아들의 인간관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다소 어색한 자리에 꾸역꾸역 들어가 엉덩이를 들이밀고 어색하게 웃으며 나의 인간관계를 확장하는 부자연스러운 곳에 4시간 반 가량을 머물다 왔다.
사실 나는 친한 친구 딱 한명만 있으면 된다는 인생관으로 살고 있으며, 지금도 충분히 인간관계가 넘쳐서 굳이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나도 외동으로 자라 별 탈없이 잘 컷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나의 아들도 형제 없이 외동으로 자라 별 문제가 있을까봐 걱정이 들어 또래친구들과 잘지내는지 내심 내눈으로 확인도 하고 친구들과 놀면서 5살난 아들의 인간관계가 돈독해지길 싶었다.
아이의 인간관계를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의 관심은 그저 아들이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어떻게 놀이를 하는지에 대한것이었는데, 그 사람의 이름은 알지도 못한 채 누구 엄마 누구 아빠로 사람을 부르고 대하고 또 부동산 이야기부터 직장 이야기, 나이 이야기 등등 블라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대답하고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고 편하지 않고 그랬다.
물론 이렇게 어색한 시간들도 쌓이면 관계가 좀 덜 어색해 질것이라고 생각은 한다.
생일이 늦은 우리 아들은 처음보는 장남감을 탐색하느라 친구들과는 거의 같이 놀이를 하지 않았다.
아직도 혼자놀이를 주로 하고 협력놀이하는 모습은 거의 안보이고 병행놀이나 연합놀이 정도의 수준이었다.
아마 유치원에서도 그럴것 같다.
주변에서도
동네에 또래 친구를 만들어라.
아이의 인간관계에도 엄마의 노력이 필요하다.
는 등의 조언을 들었기 때문에 이렇게도 해보는 것인데
그래도 안하는것보다는 낫겠지만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이렇게 안하면 어떻게 될까? 등의 여러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초등학교 학군부터 학교나 친구들의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걱정을 하는 말을 들으니 나도 덩달아 신경이 쓰인다.
나는 물론 아들이 하고싶은 삶을 살기를 원하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며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거기서 내가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전학을 가지 않게 하겠다는 계획뿐이었는데, 너무 단순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나의 인생에 또 누군가의 인생에 정답이란 없다.
어디에 얼마짜리 집이 있어야 하고 연봉이 얼마정도는 되야하고 사회관계, 인간관계는 어때야하고 그런거에 매여 사는게 얼마나 불쌍한가.
스스로에게 충실히, 누군가에게 부끄럽지 않게만 살면 되지 않을까...
복잡한 나는 단순하게 대충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럼에도 나는 아마도 또 이런 자리가 있으면 또 꾸역꾸역 참석할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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